‘현대사진관’이 추억으로 남을 우리 동네의 지금을 기록해 드립니다.
경기도 중부에 위치하여 광진구 및 강동구 등 서울을 접하고 있어 교통과 상업의 거점이라 불리는 곳. 구리 속 주택이 밀집된 도심지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네, ‘구리 수택동’을 기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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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역에서 수택동까지
어느덧 겨울이 끝나고 온난한 햇볕이 내리쬐는 계절, 정오 즈음 구리역에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역 주위로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백화점과 같은 대형 공간과 길 건너 전통 상권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모이게 되는 교통과 상업의 거점이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하철역, 대형 상업공간, 전통 시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다. 마주했던 고층 빌딩은 금세 뒤로 스쳐 지나가고 키가 낮은 건물들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거리가 등장한다. 빠른 속도로 친숙함을 느끼며 사업지와 가까운 거리에 모든 상권이 위치함을 알게 된다.
다양한 상권이 자리 잡은 시장으로부터 벗어나 트인 길로 발걸음을 옮기니, 본격적으로 구시가지 상권과 주거지역이 나타난다. 주거 시설과 상가 건물을 따로 나누지 않아, 친근한 사람들끼리 두루두루 어울리듯, 집 앞에 자주 가는 가게가 있고 길을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는 장면들이 연상되는 골목이다. 도로를 지나는 자동차의 속도는 느리며 오며 가며 스치는 사람들과 그 발걸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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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변화를 마주한 동네, 수택동
역에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수택동 마을 안으로 들어섰음을 알게 된다. 골목들이 교차하는 다양한 지점에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이 딛는 골목마다 수택동의 오랜 역사가 느껴진다. 오래된 구옥과 가옥들이 즐비하여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흔히 보이는 주택가 골목과는 다르게 이곳은 깨끗하게 포장된 길거리가 동네의 청결함을 전달하고 있다. 마치 길을 안내하는 보조자와 같은 인상을 준다.
동네를 거닐며 각각의 집들이 가진 특색과 조화를 오롯이 즐겨보았다. 낡은 벽면에 부착된 문 하나, 건물 틈 사이로 보이는 다른 건물의 존재감,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덧입힌 문의 색, 사람 사는 흔적을 보여주는 우편물과 자전거 등 저마다 다른 모습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로운 동네를 만들어낸다. 창문과 나무, 계량기와 같은 물건들이 집을 대표하는 얼굴같이 다가올 때가 있어 이따금씩 재치 있는 인상으로 남는 경우가 있다.
거리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던 이유는 역시나 ‘사람’에 있었다. 소유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수택떼구리 봉사단’이 바로 그 주역이다. 이 단체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개발 사업 소개 및 구역 홍보를 담당하며 사업지 인근 발전에 힘을 쓰고 있다. 변화를 마주하게 될 지역의 미래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닌 현재에도 충실하게 애정을 쏟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원들과 함께 진행될 재개발 정비사업이 어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기대감이 생성되는 대목이다.
좁은 골목을 벗어나니 오르막길이 나타나고 자연스레 다리에 조금씩 힘을 주어 걷게 된다. 자동차가 충분히 다닐 정도의 거리 넓이는 각 집의 모습을 온전히 감상하기 좋도록 공간을 확보해 준다. 앞서 걸었던 길에 비해 고도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과정은 마치 한 권의 책에 담긴 절정으로 향해가는 듯한 여정을 암시하기도 한다.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지붕들이 얽혀있는 수택동의 풍경이다. 붉은색, 주황색 푸른 초록색 등 따로 보면 분명히 다르지만 그것들을 모아놓은 전체는 정겨운 우리네 사회를 그리게 된다. 특히 높이 올라 보이는 풍경으로부터 미래에 찾아올 변화의 높이를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다. 골목의 높이가 다른 것만큼이나 한 집을 오르내리는 계단의 굴곡도 인상적이다. 좁은 동선과 건물의 틈 사이로 계속해서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동네, 재개발 사업 후 새롭게 탄생할 풍경을 하루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다.
수택동의 생활여건은 매우 뛰어난 편이다. 핵심 행정 기능을 담당하는 시청과 바로 옆에 거대한 크기의 아트홀이 있다. 예술적 교양을 쌓기에 아주 좋은 여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의 건강 생활 측면에서는 한양대학교병원이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도심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녹색 쉼터가 되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주거여건 속에 20여 개가 넘는 학교들이 시내에 자리 잡고 있어 바람직한 양육 환경을 갖춘 사업지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된다.
이것들이 구리 수택동의 생활 인프라를 구성하는 요소라면, 수택동의 입지를 더욱 큰 범위에서도 살펴볼 만하다. 지역을 둘러싼 3개의 고속도로 (북부간선도로, 제1순환고속도로, 세종포천고속도로), 서울과 남양주를 잇는 경의중앙선, 개통 예정인 8호선까지. 과연 교통의 중추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을 둘러싼 자연환경 역시 주목할 만하다. 좌측에는 아차산과 검암산의 산맥이 굳건히 자리하고 우측에는 왕숙천을 비롯한 생태습지가, 남측으로 한강의 물길이 흐른다. 이것이 구리 수택동이 갖춘 자연환경적 입지이다. 촘촘하게 겹쳐진 주택들이 끈끈한 유대를 보이듯,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도시의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환경과 접점을 만들어낼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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