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준을 묻는 질문에 모든 연령층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주택 가치는 물론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아파트 브랜드에 주목하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아파트 브랜드의 등장
초기의 아파트는 마포 아파트, 충정 아파트, 동대문 아파트처럼 지역명을 사용했습니다. 본격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1975년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탄생하면서부터입니다. 현대건설은 처음으로 건설사 명을 아파트 이름에 넣었는데요, 그 후로 대우 · 한양 · 쌍용 등 건설사 명이 아파트 이름에 등장합니다. 이를 브랜드 아파트 1.0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 브랜드는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합니다. IMF로 침체되어 있던 주택경기가 점점 활성화되고 소득 양극화로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브랜드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롯데캐슬 · 래미안 · e편한세상 · 아이파크 · 자이 · 푸르지오 · 힐스테이트 등의 브랜드가 론칭합니다. 브랜드 아파트 2.0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당시 아파트 브랜드는 저마다 차별화에 노력했습니다. 톱스타를 TV CF에 등장시켰고 아파트를 상징하는 고유한 심볼을 만들거나, 친환경을 제1의 주거 가치로 제시하는 등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알렸습니다.
2006년에 등장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고급 주거 단지를 뜻하는 ‘Hill’과 높은 지위와 위엄을 뜻하는 ‘State’가 합쳐 탄생한 브랜드입니다. 대표 단지인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세련된 외관, 핵심 교통 요지라는 조건과 더불어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 파워 덕으로 주목을 끌었고, 힐스테이트는 단기간에 브랜드 아파트의 선두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성시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삶의 질을 중요시했습니다. 웰빙, 웰니스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아파트 역시, 삶의 질을 높여줄 최고급 아파트가 주목받았습니다. 차별화를 위해 아파트 이름에 별칭을 붙이는 펫네임이 유행했습니다습니다. 브랜드 아파트 3.0 시대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네이밍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는 브랜드 차별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2013년부터 건설사들은 최상위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연이어 내놓았습니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 대림산업의 아크로(ACRO),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써밋(PRUGIO SUMMIT), 롯데 르엘(LE-EL), 한화건설의 포레나(FORENA) 등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등장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는 독보적인 네임밸류를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를 독자적인 브랜드로 키운 것처럼 말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운 만큼 실속도 프리미엄 급으로 다졌습니다. 교통의 요지, 탁월한 조망권, 고급 자재와 뛰어난 설계 외에 특화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IOT, 인공지능 등 최첨단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놓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브랜드 적용 기준도 까다롭게 정해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를 들 수 있습니다. 디에이치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는 위치를 정해 놓았습니다. 강남과 한강 변 일부, 그중에서도 엄격한 심사를 거친 곳에만 선별적으로 적용되는 식입니다.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브랜드가 갖는 의미
조합원들은 오랫동안 생활의 터전이었던 지역에 대한 애정이 크고, 새로 지어지게 될 집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내 집처럼 지어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시공사를 찾아, 가장 좋은 브랜드의 아파트를 짓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브랜드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공할 시 일반분양가가 올라 가치가 높아지고, 향후에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작년 8월에 입주를 시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입주 당시 84m2 분양가가 14억 4900만 원~ 14억 6800만 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약 30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조합원들의 니즈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준 강남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흑석 뉴타운 내 ‘흑석 9구역’의 사례입니다. 이곳은 중앙대학교 주변 9만 4000m2를 재개발하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며 지리적으로 강남에 인접해있고, 한강 조망이 가능해 강남 4구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지난 8월 흑석 9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에게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의 통지서를 전달했습니다. 시공사는 서울시의 고층 제한에 걸려 사업 인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는데요, 이에 대한 협상 조건으로 조합은 시공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자는 안을 제시했지만, 시공사는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였고 결국 계약이 해지되었습니다.
흑석 9구역 사례에서 잘 드러나듯, 앞으로 향후 가치가 보장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치하고자 조합과 시공사들이 더욱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파트 브랜드, 이렇게 선택해라
프리미엄 브랜드라 할지라도 시공사를 선정할 때는 다른 조건들 역시 잘 확인해야 합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력은 필수이며, 마감재, 평면 설계, 최첨단 IOT 기술과 같은 시공 능력과 특화 기술 등도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어떤 시공사를 선택할지 고민된다면, 최근 주목을 받은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결과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얼마 전 시공사 선정을 마친 한남3 구역 재개발 사업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재개발 사업으로, 사업비만 약 7조 원에 이르는 등, 상징성 있는 곳인 만큼 각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인 곳입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 브랜드가 한강 변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주택 사업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 탄탄한 자금력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의 브랜드 파워가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아파트 브랜드는 나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자 삶의 질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아파트는 ‘사는(LIVE) 곳과 더불어 사는(BUY) 곳’입니다. 이에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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